오늘 볼일이 있어 시내에 갔다

볼일 다보고 집에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데

3보 1배 시위를 하고 있었다.

시위의 내용이 아주 웃겼다.

버스 체제가 시민들을 불편하게 하니 개선해야 한다나

구호는 [시민안전]

그러나 그 시위로 인해 버스는 배차시간보다 10분 늦게 왔으며 그 거리를 빠져 나가는 데만 10분이 걸렸다.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하는 말을 들었다.

"시민의 안전은 dog horn. 지들이 시민들 불편하게 하는구만"

"꼭 저렇게 해야하나... 바빠 죽겠는데..."

그렇다.

그들이 시위를 하는게 시민들을 위한다고 하는데 정작 시민들은 그들을 자기들을 불편하게 하는 한 존재로 보고 있는 것이다.

웃기는 세상이다.

지들이 불편하게 하면서 지들은 위한다니...

몇년전 세상이 바/보같고 정부가 뭐같고, 학교가 dogboard라고 생각하던 시절

시위의 현장에서 열창을 하고 시위 후에 막걸리토론을 하던 그 동아리 시절

내가 하는게 세상을 위해 옳은 것인줄 알았다.

그래서 우리가 위한다는 사람들은 우릴 위해 참아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웃기는 생각이었다.

그들은 살아가는데 바쁜사람들이고 그런 것은 자신들이 먹고 사는데 지장을 주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며

그들을 불편하게 하는 우리가 밉다는 것을...

나는 그때 몰랐다.

지금도 그러한 열의찬 사람들을 보며 비웃어준다.

제발 누굴 위한다는 말좀 집어넣어라

그냥 니들 편하기 위해서 헛짓한다고 말해라

라면서...

시위하는 사람들이 이기는 건

그들의 요구가 정당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과 그들이 대립하는 측의 싸움으로 인해 불편을 느끼는 그들과 관계없는 또는 그들이 위한다는 사람들이 불편함을 호소하여 제발 그만 끝내라고 하기 때문이다.

너무나 쉽다.

버스, 지하철, 철도, 선박, 의료

각종 노조들의 투쟁은 시민, 국민을 위한다고 지껄이지만

그들로 인해 불편한 건 시민, 국민이다.

결국 시민 국민이 불편에 폭발하여 그만 끝내라고 양측에 항의하면 그제서야 그들은 협상을 시작하는 것이다.

집에오면서 정말 웃었던건

이 게임속의 세상에서 조차 그렇다는 것이다.

자신을 위한게 아닌 전체를 위한다는 가면으로 치장하고 그것으로 과격한 말을 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나...

그걸 그냥 보면서 알아서 조용해지겠지라고 묵과하는 반대측이나...

다만 그것에 불편을 느끼는 사람이 얼마 안된다는 것이 다를뿐.

아래에서 구마가 썼지만

이넘의 게임은 너무 현실적이라서 재밌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