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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자살사이트에서 퍼온 글
번호 1099642
wkdwotmd
2006-09-20 | 조회 624

일요일, 저녁 식사를 끝내고 집을 나설 때만 해도 나는 운이 참

좋은 놈 이라고 생각했다.

비록 볼품은 없어도 비바람 막아주는 집 있지, 끼니 걱정 없지,그리고 착하고 순한

마누라까지 있으니 말이다.

남들은 이곳이 깡촌이라고 말하지만 나는 그렇기 때문에 더욱 행복하다.

마음놓고 활보해도 교통사고 걱정 없고, 지천에 널린 것이 순수 무공해 먹거리들

이니까...

이렇게 복에 겨운 내가, 저녁식사를 마치고 운동삼아 아무 생각 없이 옆집에

들렀다가 그만 이 꼴을 당했으니,

아, 지금쯤 마누라는 목을 빼고 나를 기다리고 있겠지.

내가 이렇게 비참히 죽어가는 것도 모른 채 말이야.

비록 내가 죽더라도 이웃에 이토록 잔인한 인간들이 살고 있다는 건

최소한 마누라한테만이라도 알려야 할 텐데,그래서 그녀만이라도 피신할 수

있다면...

처음 이 집에 들어섰을 때 나는 왠지 모를 살기를 느꼈다.

하지만 이집의 젊은 여편네의 미소 때문인지 나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것이다.

마치 나를 안을 듯이 다가오는 그녀 때문에 나는 잠시 당혹 해 하고 있었고,

그 틈을 놓칠세라 누군가가 뒤에서 철사를 꼬아 만든 올가미를 내 목에 걸었던

것이다.

무방비 상태에서 기습을 당한 나는 비명이라도 지르려고 애를 써보았지만

조여드는 올가미 때문에 소리를 지를 수가 없었다.

그들은 (여기서 그들이란 평소 착해 보였던 옆집 아저씨와 그의 아내,

그리고 살이 디룩디룩 찐 여중생 딸을 말한다.)

내 목과 다리를 묶은 뒤에 부엌 한구석에 팽개치듯 던져 놓고는 마치

정육점에서나 어울릴듯한 칼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는 천천히 내게로 다가와 마치 먹음직스러운 고깃덩어리를 음미하듯 지긋이

내려다보며 입맛을 다시는게 아닌가.

그 모습이 얼마나 소름 끼치던지 간이 작은 나는 그만 정신을 잃고 말았다.

한참 뒤 다시 눈을 떴을 때 나는 내 몸 구석 구석을 훑어보고 있는

그 집 여자의 거슴츠레한 눈을 볼 수 있었다.

아,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내가 발가벗 겨진 채 그 여자 앞에 누워 있다니,그것도 다리를 있는 대로 벌린 채

말이다.

당혹스러움에 치가 떨렸다.

"도대체 왜 이러시오? 내가 당신들에게 무슨 잘못을 했다고 이런 짓을..."

그녀는 내 절규 따위는 아랑곳없다는 표정으로 내 몸을 다시 한번 쓰윽 훑어보았다.

그리고는 칼을 들고 내리쳤다.

내 목은 순식간에 몸뚱이와 분리되었고,

때문에 그녀가 내 몸에 가하는 만행을 조금 떨어진 곳에서 빠짐없이 지켜볼 수가

있었다.

그녀는 내 머리가 잘려나가고 없는 몸뚱이를 잠시 쳐다보고는 다시 칼을 들었다.

그리고는 배를 가르기 시작했다.

피와 함께 내장이 밖으로 삐져 나왔다.

내 몸 속으로 그녀가 손을 넣었다.

그리고 그 손이 밖으로 나왔을 땐 그녀의 손에 내 간이 들려 있었다.

아직도 신경이 살아 있던 내 다리는 심하게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는데

그녀는 그것조차 못마땅했는지 사정없이 내 두 다리를 잘라내기 시작했다.

발목이 분리되어 내 눈앞으로 던져졌다.

발가락 하나가 허공을 향해 잠시 결련을 일으키다가 이내 힘없이 고개를 떨구었다.

나는 그제서야 다시는 사랑하는 내 마누라를 볼 수 없을 거라는 걸 실감하기 시작했다.

왜 잘려진 발목을 보고서야 그걸 깨닫게 되었을까?

다시는,정말 다시는 걸어서 집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는 사실 때문이었을까?

아무튼 내 몸은 그렇게 갈기갈기 찢겨가고 있었다.

다정하고 착하기만 한 이웃인 줄 알았던 이들이 왜 갑자기 피에 굶주린 악귀처럼

돌변해 버렸을까?

도대체 무슨 이유로...

그 여자의 남편이 침을 흘리며 그녀 뒤에서 바라보고 서 있다.

"두두둑."

내 뱃속에 있던 심장이 뜯겨 나가는 소리였다.

그리고 그 심장은 아까의 발목처럼 내 눈앞으로 던져졌다.

그리고 그때 다시 한번 그 여자와 눈이 마주쳤다.

발가벗기고 내목을 자르고 몸을 갈기갈기 찢어놓은 그 여자와...

그 여자는 그제서야 내가 자신을 노려보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 챈 모양이었다.

그래서인지 이번에는 서랍을 열어 비닐봉투 하나를 꺼내 들었다.

그리고는 내가 아니,내 머리가 있는 쪽으로 손을 뻗어 잘려진 내두 발과 심장,

지금까지 자기를 노려보던 내 머리통을 그 속에 쑤셔넣었다.

이젠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나는 `호~!" 하고 입김을 뿜어보았다.

만약 내가 아직 살아 있다면 밀폐된 비닐봉투 안에 뿌옇게 입김이 맺힐 것이다.

다시 한번 온 힘을 다해 입김을 불었다.

아무 것도 나오지 않는다.

그렇다.

나는 정말 죽은 것이다.

한참 뒤,밝은 빛 속에 앉아 있는 그들을 나는 다시 볼 수 있었다.

손을 쓸 수 없는 나는 오로지 입 하나로 비닐을 뜯어낸 것이다.

그들은 둘러앉아 뭔가를 게걸스럽게 먹어대고 있었다.

`쩝쩝"대기도 하고 `후르륵"거리기도 하며 정신없이 처먹고 있었다.

"헉!"

나는 외마디 비명소리와 함께 눈을 감아버렸다.

그들이 먹고 있는 것의 실체를 알았기 때문이었다.

그렇다.

그들은 지금 내 몸을 뜯어 먹고 있었다.

남자가 내 다리를 들어 건너편에 앉아 살을 뜯고 있는 계집아이에게 권했다.

물에다 삶은 것처럼 내 다리에선 김이 모락모락 피어 올랐다.

계집아이는 굶주린 아귀처럼 내 다리를 한입 물어 뜯었다.

점점 정신이 흐려진다.

이제 잘려진 이 머리도 서서히 죽어가고 있는 것 같다.

점점 더 정신이 흐려진다.

이렇게 허무하게 죽임을 당하다니,

아직도 새파란 청춘에 이렇게 비참하게 최후를 맞이하다니...

마누라랑 오순도순 살고 싶었는데, 자식들 줄줄이 낳아서 보란 듯이 잘 키워 보고 싶

었는데, 너무 억울하고 원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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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보잘것없는 한 마리 닭으로 태어난 게 원망스러울 뿐이다.

그리고 내 마누라인 예쁜 암탉을 한 번만 더 보고 눈을 감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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