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반응] 일부 개신교계 '선교 강행' 의사에 비난 봇물

[오마이뉴스 이경태 기자]

▲ 세계선교협의회 자유게시판에 네티즌들의 비판 댓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2007 오마이뉴스 이경태

"인질협상에 임한 정부는 갖은 노력과 자국민 보호 차원의 모든 조치를 이해하면서도, 탈레반과의 공식합의에서 아프간 내에서의 기독교 선교금지라는 조항에 합의한 것에 대해서는 이웃 사랑을 기본으로 하는 한국교계로서는 깊은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세계선교협의회와 주요 선교단체 대표자 등 20여명이 모여 지난 30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사무실에서 '아프간 피랍사태 사후대책 1차 실무회의'를 열었다. 그러나 이들은 기존 선교를 포기할 생각이 없으며 특히 피랍 사태가 재발할 경우 정부 대신 교계가 스스로 나서서 해결하겠다는 방침까지 발표해 여론을 들끓게 하고 있다.

네티즌 "이럴 땐 가만히 있는 것이다"
네티즌들은 주요 포털사이트에 게재된 관련 기사에 9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는 등 '반성 없는 기독교계'에 대해 극렬하게 비판했다.

네티즌 'leegs79'는 "그만큼 국민들 애간장 녹였으면 그만하시지 왜 그러시냐"며 "환장하겠다"고 이번 발표에 대해 분통을 터뜨렸다. 또 네티즌 'emtwh'는 "선교가 아닌 일반 의사나 간호사들이 의료봉사 가서 피랍됐을때 교계가 그 몸값도 지불해준다고 하면 이번 교계의 발표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겠다"며 기독교단체들을 비꼬았다.

태어나기 전부터 교회를 다녔다던 네티즌은 "교회는 사람들의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며 "지금이 십자군 전쟁때도 아니고 무조건적인 믿음만을 강요하는 한국 기독교계는 뭔가 큰 착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며 기독교계에 대한 반성을 촉구했다.

세계선교협의회의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기독교계의 '아프간 피랍사태 사후대책'을 본 네티즌들이 몰려들어 "정신 좀 차리라", "이럴 때는 가만히 있는 것이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한편, 아프간 피랍사태에 대한 각계의 입장 표명도 잇따르고 있다. 황선 민주노동당 부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아프간에서 무리한 선교행위는 그 자체로 도발적인 행위"이라며 "무리한 선교행위가 기독교에 대한 반감을 증폭시키는 역효과를 부를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종교투명화'와 '종교인탈세방지' 운동을 펼치고 있는 종교비판자유실현시민연대는 "피랍자들의 생명이 달려있는 문제라 하여 지금까지 국민은 정부에 협상의 전권을 일임했지만 피랍자들의 귀국만 남은 시점에서 정부는 국민 앞에 협상의 상세한 부분들을 조목조목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종교비판자유실현시민연대는 "정부의 협상비용은 결국 국민의 혈세로 충당된 것"이라며 "위험지역에 대한 정부의 만류와 경고, 피랍자들의 안전 무시 등을 감안한다면, 정부의 구상권 청구는 지극히 당연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