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 판매’(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결혼 때 1억 무상 지원’(경제공화당 허경영 후보), ‘극형 집행’(새시대참사랑연합 전관 후보)….

17대 대선후보들이 ‘톡톡 튀는’ 이색공약으로 유권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는 정수장에 있는 수돗물을 페트병에 담아 판매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수돗물 수질은 배수관 오염 때문에 가정집으로 이동하면서 나빠지는 것이지 정수 직후에는 상태가 괜찮다는 주장이다. 기독교 신자이자 장로이기도 한 이 후보는 불교정책공약으로 대통령 비서실에 불교인을 임명해 두는 공약도 내놓았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여성이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이용하면 직장 호봉에 가산점을 주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선후배끼리 교복을 물려 받을 수 있는 ‘교복은행’을 학교에 설치하고 초중고교 1만여 곳에 총 4만 명의 ‘실버 폴리스(노인 학교 안전 지킴이)’를 배치하겠다는 공약도 제시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여성 큰 옷·작은 옷 제작 의무화' 공약을 약속했다. 여성의 옷 사이즈가 다양한 신체유형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에 착안한 공약이다. 명절 때는 고속도로 요금을 무료화해 톨게이트에서 걸리는 시간을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율곡 이이의 '10만 양병설'에 착안 '10만 핵심기억 육성', '10만 글로벌 요원 육성', '10만 교사 채용' 등 10만 시리즈를 내놓았다.

민주당 이인제 후보는 대통령을 포함해 정치 경제 종교 사회 각 분야의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자발적으로 출연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재단(NOF)'을 설치키로 했다. 직종별로 출퇴근 시간을 달리해 교통혼잡을 없애겠다는 공약도 내걸었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는 '문국현 아파트 100만호 건설' 공약을 제시했다. ‘문국현 아파트’는 1층 로비에 주민들이 공동으로 이용하는 보육시설을 만들어 한 동 내에서 육아와 보육문제를 해결하도록 한다는 취지다.

경제공화당 허경영 후보는 국회의원을 100명으로 줄이고 국회의원 출마 자격고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65세 이상 국민에게 매월 50만원의 노인수당을 지급하고 출산 시 3000만원, 결혼 때 1억 무상지원이라는 파격적인 공약도 약속했다. 중소기업취업자에게 매월 100만원을 쿠폰으로 지원하고 전기, 전화, 휴대전화, 수도요금 각 3만원까지 국가가 부담하기로 했다. UN본부를 판문점으로 이전한다는 공약도 내놨다. 필요한 재원은 매년 200조 정도의 탈세를 막고 불법지하자금 900조를 회수해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새시대참사랑연합 전관 후보는 사회악 근절을 위해 극형을 신속히 집행하겠다고 약속했다. 극형 대상으로는 가정파괴범과 조직폭력, 마약, 간접살인(유해식품·공해배출), 공직자의 거짓말과 배신·부패 등이 해당된다. 공무원 분위기 쇄신을 위해 선출직 공무원에 대한 거부권 도입도 약속했다.

한국사회당 금민 후보는 대선에서 유효투표의 과반수를 얻은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결선투표제'를 도입하자고 주장했다. 또 서울을 비롯한 국공립대를 단일 국립대 지역 캠퍼스로 재편하겠다는 공약도 내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