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박정규 기자 = 야권은 16일 4·27 재·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 소속 강원도지사 후보로 나선 엄기영 전 MBC 사장이 MBC \'PD수첩\'에 대해 \'흠결이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폄훼한 데 대해,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 브리핑을 통해 "MBC 사장직에서 쫓겨나며 \'MBC는 선배들의 위대한 전통을 이어받아 앞으로도 공영방송으로 남을 것\'이라며 주먹을 불끈 쥐었던 엄기영씨의 변심이 충격적"이라고 비판했다.

차 대변인은 "엄씨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PD수첩에 대해 \'많이 흠결이 있는 프로그램이었다\'고 주장했다"면서 "공정방송을 사수하기 위해 함께 싸웠던 동료들을 배신한 엄씨의 행태가 과연 강원도민에게는 다를까 하는 의문을 지우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신의 영달을 위해 이명박·한나라당 정권에 연일 반성문을 쓰고 충성서약을 하는 엄씨가 강원도를 지키고 강원도민을 위해 제 몸을 던져 헌신하겠다는 것은 넌센스"라며 "강원도민을 바보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면 배신의 입을 닫고 부끄러운 모습을 감춰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진보신당 심재옥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내고 "자신이 사장으로 있었던 시기에 제작된 광우병 관련 프로그램에 \'오류가 드러났다\'고 말했던 이같은 발언은, 언론독립을 위해 가뜩이나 고초를 겪고 있는 MBC 후배들의 등에 칼을 꽂는 행위"라고 맹비난했다.

심 대변인은 PD수첩 제작진에 대한 MBC의 징계조치를 들어 "MBC 시사교양국 PD들은 제작거부를 결의하고 \'PD수첩 지키기 범국민운동\'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같은 상황에서 엄 전 사장의 발언은 PD수첩 죽이기에 혈안이 돼있는 MBC 경영진과 이명박 정권의 탄압 못지않게 비열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또 "아무리 권력을 향한 잰걸음으로 권력실세의 눈에 들어야 하는 처지라지만, 전직 언론인의 자존심마저 팽개치는 이같은 발언은 그 자신이 MBC 9시 뉴스 앵커시절 유행시켰던 말처럼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고 꼬집었다.

한편 엄 전 사장은 이날 SBS 라디오 \'서두원의 SBS전망대\'에 출연, PD수첩의 광우병 관련 보도에 대해 "그 프로그램에서 여러 가지 사실과 관련한 오류가 많이 드러나지 않았느냐"며 "많이 흠결이 있는 프로그램이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