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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로프는 엄마다
번호 2755750
얼룩댕이 | 성종 | Lv.1
2024-08-14 | 조회 389

어머니는 내가 게임하는걸 그토록 못마땅해 하셨다

'오늘은 게임 하지마!'

'일주일에 하루라도 안하고 살아봐 좀!'

그렇게 매 주 하루는 게임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숙제 다 하고 밥도 먹고 게임을 시작했지만 얼마 가지 못했다.

'이리 내봐! 무슨 게임을 하는건가 엄마가 좀 보게!'

 

아.. 게임 좀 하려니까 엄마가 마우스를 뺏었다.

그리고 잠시 뒤

다시 들어가보니 아이템이 사라져있다

'엄마 뭘 건드린거야!'

'몰라!'

'이거 어떻게 할거야!! 잉잉'

'알았어 내일은 게임 한시간 더 해!'

 

오늘도 여지없이 엄마가 부른다

'방 청소하게 나와'

'아 왜 하필 지금이야 오늘은 게임해도 되는 날인데'

'아 시끄러워 임시청소야 빨리'

'아 진짜 알았어 빨리 끝내'

 

엄마가 청소 끝나고 다시 게임을 시작한다

이제 좀 느긋하게 달려볼까

그런데

'어머 얘 니 책상밑은 안닦았다 이리나와'

'안돼 아이씨 나 지금 버프 다 발랐단말야 해야돼'

'긴급청소야! 금방이면 돼 빨리나와!'

 

--- 픽 ---

'어..? 뭐야 엄마'

'어머 엄마가 코드를 건드렸나봥'

'아아아~ 엄마 진짜 왜그래 잉잉'

'어머 코드가 망가졌네 빨리 다이소가서 사와라'

'아이씨 잉잉잉'

'알았어 내일은 게임 두시간 더 해'

 

...

 

창밖에 갑자기 시원스레 소나기가 내린다

여름을 머잖아 조금씩 떠나보내려는듯

빗줄기가 더운 바람을 멀리멀리 밀어보낸다

 

PC를 끈다

군정도 케익도 온데간데 없고

멍하니 앉아 모니터 속 풍경을 하릴없이 보고있노니

오래전 그 날의

엄마가 떠오른다

 

종이컵에 커피 한 잔을 담아

옥상과 이어진 아스라히 먼 지평선을 바라본다

 

문득 코 끝이 찡해진다

 

엄마..

보고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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