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노느라 접속 안하고...

토요일 아침에 들어와 봤더니 온 동네가 난리더군요.

전국 마을을 다 돌아다니면서 이리저리 데이터 수집을 해 보았습니다...

결론이 나오더군요...

프로그래밍상의 실수입니다.

각 건물 행수들의 건물수리메뉴를 보시면 다음과 같이 나와 있습니다.

건물 내구도가 모두 닳으면 건물이 해체됩니다!
[관청][시전][포구]건물은 해체되지 않고 자본금 50% 삭감됨

그럼... 지금까지 과연 그러했을까요?

아니었습니다.

수차에 걸쳐 확인한 결과, [관청]의 내구도가 0이 되는 경우에는 자본금이 50% 삭감되었지만, [시전][포구]의 내구도가 0이 되는 경우에는 해당 건물 자금의 50%가 사라지고 있었습니다.

즉, 안내문의 내용과는 달리 각 건물에서만 적용이 되고 있었다는 것이지요.

그동안 그리 되었던 이유는 잘 알 수 없습니다.

그전 사람이 일부러... 아니면 귀찮아서... 아니면 문제 생길까봐 두려워서... 그냥 알면서 놔두던 것일수도 있지요...

그런데, 개발진에서 이것을 발견한 모양입니다. 아니면, 해당 파트의 프로그래머가 교체되었든지요.

(프로그래밍 실력은 논외로 하고) 이 착한 프로그래머... "어? 안내문 내용이랑 다르네... 고쳐야겠다..."

뭐 좋습니다. 안내문에 있는 것이 원래 규칙일테니 거기 맞춰서 시스템 설정을 고친다는데 무슨 문제가 있겠습니까...

그래서 고쳐서 집어넣었지요...

짐작컨대...

매월 1일이 되면...
IF (관청내구=0 or 시전내구=0 or 포구내구=0)
THAN (관청자본금=관청자본금*0.5)

요렇게 짰겠죠...

근데 이 프로그래머... 여기서 결정적인 실수를 합니다...

프로그래밍 아주 조금이라도 배우신 분은 여기서 벌써 짐작하셨을 것입니다.

네... 분기문 하나 빼먹은거죠...

포구가 있는 마을이 있고 없는 마을이 있는데, 후자의 경우 포구 데이터가 하나도 없으므로 포구 내구도의 필드값은 당연히 0입니다.

따라서 위 IF문을 그냥 쓰면 포구 없는 마을은 무슨 수를 써도 매달 자본금이 날아갑니다.

위 프로그래머는 당연히 포구가 있는지 없는지를 체크하는 분기문을 먼저 넣어 주었어야 합니다.

그리고 나서 포구 있는 마을의 경우에는 위 IF문을 그대로 써도 좋지만,

포구 없는 마을의 경우에는...

IF (관청내구=0 or 시전내구=0)
THAN (관청자본금=관청자본금*0.5)

요렇게 짰어야 하는 것이죠...

(모 신문사의 모 기자님께서 태조 개성마을의 예를 들어 비변사/여각을 수리 안하기만 해도 위와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고 하셨는데, 착오-입니다. 개성은 포구가 없기 때문에 현 상태에서는 무슨 수를 써도 자본금이 줄어듭니다.)

아마도 짐작컨대...

그 프로그래머 일요일날 쉬지도 못하고 지금 붙들려와서 낑낑대며 그거 고치고 있을 겁니다.

뭐 고치는 거야 금방이긴 한데...

직장일 해보신 분들이야 다 알겠지만...

"야 이 XX... 니가 벌인 일이니까 니가 데이터 다 고쳐놔..."

이런 상황이 벌어졌을 게 십중팔구입니다...

근데...

서버당 포구 있는 마을 32개... 따라서 포구 없는 마을 50개...

전 서버 합치면 500개...

그거 수작업으로 빠진 돈 다 채워넣어야 되죠...

패치 전 데이터 그대로 쓰면 좋겠지만... 그러면 그 이후 증자 완료된 마을은 어쩔 것이며... 성황신이나 성벽 수리한 마을... NPC 놓거나 이벤트 벌여서 상당량 써버린 마을은 어쩌겠습니까... 손으로 해야죠 뭐...

거기까지 생각하니...

지금쯤 잡혀와서 그 작업 하고 있을 그 모 프로그래머 좀 불쌍하기도 하더군요...

그렇다고 일요일날 서버 내렸다가는 그 난리를 감당 못할테니... 일일히 적어놓구 계산기 두들겨야죠 뭐...

뭐 주말의 해프닝이었다고 생각하고...

다들 하하하 웃어봅시다... ^^

2005. 9. 11.

혜성법사 배상

P.S. 자본금이 21억 4,748만 3,648냥 이상인 마을의 경우 반이 줄어드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아니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것은 이번 버그와는 관련이 없고, 위 금원 이상의 숫자에 관한 데이터수치 저장방법에 관한 문제로 추정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