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난 용감했다 |
번호
665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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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kdwotmd |
2005-09-12
| 조회
26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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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의 일이었다
집구속에 처박혀서 군주나 하고 있던 나에게 심부름이란 퀘스트가 주어졌다
사냥에 슬슬 지쳐가던 난 아무런 보상물품이 없음에도 흔쾌히 수락했다
심부름을 가는 곳에는 조그마한 언덕이 있는데
언덕 중간쯤에 어떤 놈년들이 술을 주거니받거니
담배도 꼬나물고 있었다
대충 보니 남자 셋 여자 셋의 중뒹이나 고뒹으로 보였다
다짜고짜 다가가 남자놈 하나의 뒤통수를 냅다 갈기면서
"야 이 새 끼들아 니들 뭔데 여기서 술처먹고 담배 꼬나물고 있냐?"
여섯명이 일제히 날 쳐다보았다
아뿔싸............
그 사람들..........
최하 30대 중반에서 40대 후반들이었다........
그중 내한테 맞은 그 아저씨.......
제일 인상 험악하고 제일 젊어보였으며 팔뚝의 굵기가 내 허벅지만했다.......
ㅆ ㅂ.........
난 즉시 멘트를 날렸다
"죄송합니다 ToT 전 중학생이나 고등학생들이 언덕에서 이러는 줄 알고.......T.T"
내 허리는 90도 각도로 몇번을 접혔던가........
모두들 황당한 눈초리.........
나한테 뒤통수 맞은 그 아저씨는
연신 뒤통수를 문질러대면서 울그락붉그락하는 눈으로 째려보고.....
그 아저씨 결국 한마디 하셨다
"너 나한테 죽도록 맞을래? 경찰서에 같이 갈래? 한잔 받을래?"
당연히 난 한잔받겠다는 선택을 했다
아.............
평소 주량 소주 1병이던 나에게 들이댄 그 대접.......
거기에 소주 두병 가득 부어댄 그 아저씨........
분위기에 눌려 , 맞거나 경찰서 가긴 싫어서
원샷을 해야만 했던 나........
그 아저씨 다시 멘트 날리셨다
"한잔만 하면 정없지 한잔 더 받아*^^*"
소주두병 원샷에 이성을 잃을뻔 했지만
몸 자체가 술을 거부해주었다.....
"아닙니다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어쭈~ "
"저 그러면 조금만 ToT"
다행히 정말 다행히.........
맥주컵에 이빠이 담아 원샷한 후 풀려날 수 있었다
그 아저씨의 마지막 멘트
"이야~ 자네 술 잘하네 내일 여기로 찾아와 알았지?"
"예 물론이죠 내일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심부름은 집어치고 그냥 집으로 들어온 나.....
심부름 보냈던 아들녀석이 술냄새 펄펄 풍기면서
심부름안하고 술에 만땅 꼴아 들어오자 어머니의 심문이 이어졌다
아무런 힘이 없던 난 솔직하게 불 수 밖에 없었고
살아서 돌아온걸 다행으로 여기라던 어머니의 비웃음을 뒤로 한채
눈을 감았다
ㅆ ㅂ..........
그 여섯마리들 지금쯤 언덕에서 나발불고 있겠지?
벌주를 줘도 안주정도는 줘야 하는거 아냐?
에효........
어제 일로 이거 하나는 너무나도 절실하게 깨달았다
용기있게 행동하더라도 상대방의 나이를 봐가면서 용감해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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