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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공철학
번호 83718
loveknight
2004-08-03 | 조회 7258

에프라임 키숀(Ephraim Kishon)

어떤 개와의 대화

동물 애호계에서 환영받고 있는 한 옛날... 전설에 의하면 솔로몬왕은 짐승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별로 깊은 감명을 받지 못했다. 오히려 개와 함께 짖어대는 왕을 존경하기란 힘든 일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내게는 말을 할 줄 아는 개가 더 바람직하다.



한동안 우리집 테리어종 푸란치는 이따금 수컷에 흥미가 있을 경우는 그 옥망을 그룹섹스 스타일로 나타내는 것같이 보였다. 그만큼 푸란치는 주위의 동네 개들에게 폭발적인 인기가 있어서 외출 때나 산보할때 데리고 나가면 그녀의 숭배자들로 온 가족이 둘러싸여 거동을 못할 지경이었다.

그러나 몇달이 지난후 나는 푸란치가 어떤 신원불명의 꺼칠한 야생견에 깊이 빠져 있음을 알았다. 그 검정개는 규칙적으로 나타나곤 했으며 푸란치 역시 자신의 당연한 애인쯤으로 인정하고 반기는 듯했다.

나 개인으로 말하면 이런 녀석은 천지 어디서도 찾아볼수 없는 개 종자들중의 하나였다. 그놈의 모든 짖거리, 본질이랄까 하는 것이 나에게 혐오감을 일으키는데 부족함이 없었기 때문이다.

검둥개는 부랑자나 히피 같은 인상을 주었으며, 나는 푸란치 때문에 그놈이 우리집에 나타났을 때 푸란치는 부엌에서 밥을 먹는 중이라서 나는 최대의 인내심과 친절을 발휘하여 그놈을 상대해 주었으며 녀석의 배까지 긁어 주었다.

개라는 것은 특히 배를 긁어주고 간질거려 주는 것을 좋아하여 벌렁드러누워 사지를 쭉 벌리고 어서 계속하여 애무해 달라는 듯이 염치없이 즐거운 표정을 지으며 버둥대는 것이다.

"그녀석 착하기도 하다. 어이구 녀석 같으니라구."

나는 검둥이 배를 만져주면서 얼러 대었다.

"배를 긁어주니 기분이 좋지? 안그래 녀석아"

"천만에 말씀." 크고 분명한 대꾸였다.

"나는 조금도 즐겁지 않다네. 허지만 어쩔수 없지.
세상이란 어차피 그런 것이 아닌가."

나는 약간 당황했다. "뭐라고?" 이 못생긴 야생견, 부랑배, 하루종일 거리를 쏘다니고 가장 원시적인 학교 교육도 받지못한 건달 같은 개 새끼가 유창하게 헤브라이 말을 하다니.

"죄송합니다." 나는 말을 더듬었다.

"선생께서는 사람들의 말을 이해하십니까?"

"모든 종자의 개들이 인간언어를 이해하지요.
단지 그들이 인간들에게 그 사실을 숨길 따름입니다."

"왜요?"

"인간들이 그렇지 않아도 너절한 잡담으로 우리를 지루하게 하는데 우리가 말을 이해한다는 걸 알면 정말 한이 없을 것 아닙니까. 그런데 왜 내배를 긁지 않소? 재미 있으면 괘념치말고 계속 긁으세요. 나는 저항하는 것은 아무 짝에도 쓸모없다는 걸 알았소. 혓바닥을 좀 내밀고 꼬리도 약간은 흔들어 드릴까요? 그렇지 않으면 기분 좋게 끙끙 소리를 낼까요?"

나는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할지 몰랐다.
나는 낯선 개와 이야기를 나눈 경험이 전혀 없는 것이다.

"어쨌건." 나는 마침내 말을 이었다.

"당신이 푸란치같이 상냥한 개를 친구로 사귀게 된 것을 축하합니다."

"상냥하다니요."

"내가 휘파람을 불면 푸란치는 쏜살같이 내 품안에 뛰어오르지요. 그리고는 내 턱을 햝아 내는 것이 그토록 귀여울 수 없어요. 그리고 두발로 서서 내 코를 잡으려고 아양을 떨고, 푸란치는 나를 헌신적으로 따르지요."

"말씀 잘하셨어요."

푸란치의 정부(情夫)는 담배를 한대 피워 물었다.

"헌신적이라 ! 우습지도 않소. 푸란치는 이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조차 모르고 있소. 예를 들면 푸란치는 그녀가 발정기에 들어서고 나서야 나의 접근을 허락합니다. 그리고 그녀는 욕망을 채우고 나서는 문밖으로 나를 짖어서 내 쫒는단 말씀이오. 그녀는 지금껏 한번도 내게 제가 먹다 남은 것이라도 남겨 놓은 적이 없어요. 저는 그야말로 무위도식하는 처지이면서... "

"내게는 말이오." 나는 내키지 않는 기분으로 끼어들었다.

"푸란치가 아주 착하고 친절하고 말을 잘 듣는데요?"

"이상할 것 조금도 없지요. 그녀는 철저히 종교적이라오."

"푸란치가 어떻다고요?"

"알아두시오, 선생. 푸란치는 개들에겐 아주 난폭하고 이기주의적이오. 그녀가 착하고 애교 떠는 것은 단지 그녀의 신(神)들에게 뿐이오. 이 전능한 자에게 그녀는 정말 열광적인 사랑을 표시한다오."

"누가 전능하단 말이오?"

"당신!"

"내가?"

"그렇소. 당신 말이오. 개들의 관점으로 보아서는 그러하오. 당신은 크고 강하고 때릴 수가 있소. 당신은 푸란치를 먹여기르고 한지붕에서 돌보아주고 그녀에게 관청에서 요구하는 모든 보호조치를 베풀어 줍니다. 당신은 무슨 댓가를 받고서 하는 노릇입니까? 푸란치가 매일 꼬리를 흔들고 뒷발로 서서 걷고 물건을 입에 물어가져오고, 그 따위 유치한 코메디가 고작이지요. 사실 그것은 아주 정상적인 일입니다. 인간은 개가 인간적을 행동할 때에만 흥미있어 합니다. 그러면 아주 착한 개라고 하지요. 한번 그점에 대해서 애기해 볼까요. 당신들이 배를 긁어주면 우리는 자동적으로 열광에 빠집니다. 당신들이 아무데나 막대기를 집어 던지면 우리는 즉시 달려가서 물어올 준비를 합니다. 당신네들이 즐거워 하는 것을 알기 때문이죠. 정말 우리에게는 죽을지경으로 지루하고 싫증 나는 노릇입니다. 그래도 코메디르 하는 것이 당신들한테 버림받아 굶고 세상을 떠돌아 다녀햐 하는 것보다 훨씬 나으니 어쩔수 없지 않습니까?"

"무슨 이유에서든 간에 개들은 인간의 가장 충실한 친구입니다."

"인간요? 어떤 인간의 친구란 말입니까? 푸란치는 당신에게만 충실한 친구입니다. 하지만 당신 이외엔 누구에게도 아니죠. 당신이 그녀의 생존을 보장하는 때문이죠. 라틴어 속담을 못들어셨나요? 푸란치가 다른 사람에게서 충분히 먹을 것을 얻는다면, 그 사람이 푸란치의 신이 되겠지요. 푸란치는 철저한 유신론자입니다. 푸란치는 오직 유일한 신만을 믿고 다른 모든 것들을 멸시합니다. 특히 유복하지 못하고 별로 취할것 없는 사람들을 경멸합니다. 거지, 행상이 대문앞에 나타났을때 얼마나 사납게 짖어대는지 아십니까? 그녀가 짖지 않을 경우, 그것은 틀림없이 자기집 돗자리 밑에다가 돈보따리를 숨겨둔 사기꾼들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어쨌든 푸란치는 자기 의무를 다하면서 우리집을 지키고 있소."

"푸란치가 선생님 것을 지켜요? 웃기지 마시오. 그녀의 빵을 지키는 것이죠. 그녀는 정말 기막힐 정도로 다른 개들이 무엇을 집어가지 않나 조심합니다. 당신이 지킨다 하는 말은 그녀에겐 단순히 생존을 위한 투쟁에 불과한 것입니다. 사르트르를 읽어보면 실존주의라고 하죠."

"나는 싸르트르를 읽어보지 못했소. 나는 개가 아니오."

"그래요? 그러셨을 겁니다, 전능한 자의 입장이라는 것은 참으로 유쾌한 것이겠죠? 스스로 자신의 넓은 아량에 만족할 수도 있는 것이고요. 인간에게 붙어 사는 개의 입장이란 참으로 기묘한 직업이지요. 내생각에 우리 개라는 종족은 인간의 우둔함으로 생존하는 유일한 창조물인 것 같습니다. 기분이 상하였다면 죄송합니다."

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러면...그렇다면... 나는 도대체 무엇을 해야 하겠소?"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습니다. 내가 말한 것을 전부 잊어 버리세요, 선생님. 우연한 농담이었다고 생각하시면됩니다. 그리고 원래 개라는 것은 전혀 말을 할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개를 벌렁 누워 배를 내밀고 다리를 버둥거리며 배를 긁어주기를 기다렸다. 나는 그의 배를 긁어주었다. 그는 나를 올려다보며 기분좋은 듯이 꼬르륵 거리는 소리를 내었으며 혀를 내밀었다.

개들은 배를 쓰다듬어 주면 아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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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캐릭터는 대식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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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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