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명궁과 노인 |
번호
84772
|
|
---|---|---|
loveknight |
2004-08-05
| 조회
11040
|
송나라에 진요자라는 명궁이 있었습니다.
그는 활을 어찌나 잘 쏘는지 나라안팎에
그와 겨룰 만한 궁사가 없었습니다.
어느 날 그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을 모아 놓고 활을 쏘고 있었습니다.
마침 근처를 지나가던 기름 파는 노인이
그 모습을 지켜 보았습니다.
노인은 진요자가 화살 열 개 가운데 아홉개를
명중시키자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진요자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노인에게 물었습니다.
"노인장, 제 궁술의 비결이 뭔지 궁금하십니까?"
그러자 노인은 별 거 아니라는 듯 대답했습니다.
"뭐 무슨 특별한 비결이 있겠습니까?
활이 당신 손에 푹 익은 것 같군요."
노인의 말에 진요자는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아니 제 솜씨를 어찌 그렇게 가볍게 평가하십니까?
이건 하루 이틀에 배울 수 있는 궁술이 아닙니다.
"노인은 웃으며 말했습니다. 아, 화내지 마시오.
내가 참기름 장사를 오래 하다보니
조금 이치를 아는 것 뿐이라오."
"그게 무슨 말입니까?"
진요자가 묻자 노인은 호리박처럼 생긴
참기름 병을 꺼내 땅 위에 놓더니
엽전으로 그 주둥이를 막았습니다.
그리고 참기름을 국자로 떠서 병 속에 흘려 넣었습니다.
그런데 노인의 키높이에서 흘려보낸 참기름이
엽전의 조그만 구멍 속으로 정확하게 들어가는 것이 아닙니까.
진요자가 살펴보니 엽전에는 침기름이 한 방울도 붇지 않았습니다.
진요자는 노인의 솜씨에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노인이 말했습니다.
"아아, 놀라지 마시오. 나도 뭐 별다른 비결이 있는게 아니니까.
다만 손에 푹 익었을 뿐이라오."
그 말을 들은 진요자는 노인에게 깊이 머리 숙여 절을 했습니다.
이후 진요자는 활을 쏘는데 있어 결코 자만하지 않았습니다.
제목 | 날짜 | 조회 | 추천 |
---|---|---|---|
달팽이 (1) | 2004-08-03 | 5513 | 0 |
기혼자는 복습을... 미혼자는 예습을... | 2004-08-03 | 6242 | 0 |
3일안에 2억버는방법 (7) | 2004-08-03 | 6163 | 0 |
진짜 현실성있는 1억벌기 (3) | 2004-08-03 | 6332 | 0 |
내금위 종사관 예술이다 | 2004-08-03 | 5750 | 0 |
이상한사람일세 (2) | 2004-08-03 | 7130 | 0 |
오랜만에 글쓰네요 (3) | 2004-08-02 | 9040 | 0 |
뮤지컬 보러왔음 (2) | 2004-08-01 | 10160 | 0 |
왜 이러죠 ; 이상하네 | 2004-08-01 | 6058 | 0 |
칼캐 스탯 평가좀...... (6) | 2004-07-31 | 10433 | 0 |
대흥단주민모집합니다!! (2) | 2004-07-31 | 12996 | 0 |
제 총케릭평가점 잘못 올리것같아서 (2) | 2004-07-30 | 11107 | 0 |
운영자GM님 군주후보등록이안됩니다 (2) | 2004-07-30 | 11468 | 0 |
운영자님보시길바랍니다,군주선거에대해서 | 2004-07-30 | 11030 | 0 |
운영자님 물어볼께있는데요/;; (2) | 2004-07-29 | 11216 | 0 |
사기꾼을 조심하자 (아이디는 디플) (2) | 2004-07-29 | 10894 | 0 |
친구추천으로 해서.... (3) | 2004-07-28 | 8817 | 0 |
창에 관해서 하나 질문요~ (2) | 2004-07-27 | 10491 | 0 |
문종서버 파랑 기자님 보시길. (5) | 2004-07-26 | 10844 | 0 |
운영자님 필독 하시길 (3) | 2004-07-26 | 8183 |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