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명궁과 노인 |
번호
84772
|
|
---|---|---|
loveknight |
2004-08-05
| 조회
11017
|
송나라에 진요자라는 명궁이 있었습니다.
그는 활을 어찌나 잘 쏘는지 나라안팎에
그와 겨룰 만한 궁사가 없었습니다.
어느 날 그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을 모아 놓고 활을 쏘고 있었습니다.
마침 근처를 지나가던 기름 파는 노인이
그 모습을 지켜 보았습니다.
노인은 진요자가 화살 열 개 가운데 아홉개를
명중시키자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진요자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노인에게 물었습니다.
"노인장, 제 궁술의 비결이 뭔지 궁금하십니까?"
그러자 노인은 별 거 아니라는 듯 대답했습니다.
"뭐 무슨 특별한 비결이 있겠습니까?
활이 당신 손에 푹 익은 것 같군요."
노인의 말에 진요자는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아니 제 솜씨를 어찌 그렇게 가볍게 평가하십니까?
이건 하루 이틀에 배울 수 있는 궁술이 아닙니다.
"노인은 웃으며 말했습니다. 아, 화내지 마시오.
내가 참기름 장사를 오래 하다보니
조금 이치를 아는 것 뿐이라오."
"그게 무슨 말입니까?"
진요자가 묻자 노인은 호리박처럼 생긴
참기름 병을 꺼내 땅 위에 놓더니
엽전으로 그 주둥이를 막았습니다.
그리고 참기름을 국자로 떠서 병 속에 흘려 넣었습니다.
그런데 노인의 키높이에서 흘려보낸 참기름이
엽전의 조그만 구멍 속으로 정확하게 들어가는 것이 아닙니까.
진요자가 살펴보니 엽전에는 침기름이 한 방울도 붇지 않았습니다.
진요자는 노인의 솜씨에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노인이 말했습니다.
"아아, 놀라지 마시오. 나도 뭐 별다른 비결이 있는게 아니니까.
다만 손에 푹 익었을 뿐이라오."
그 말을 들은 진요자는 노인에게 깊이 머리 숙여 절을 했습니다.
이후 진요자는 활을 쏘는데 있어 결코 자만하지 않았습니다.
제목 | 날짜 | 조회 | 추천 |
---|---|---|---|
군주 CPU 점유율 내리는 방법좀... (2) | 2004-07-14 | 7768 | 0 |
사과말씀드립니다. (4) | 2004-07-14 | 9779 | 0 |
방학때는 ㅋ | 2004-07-14 | 8187 | 0 |
해태투구,갑옷 방어명품삽니다 | 2004-07-14 | 8538 | 0 |
심심하시다길래 (2) | 2004-07-14 | 8134 | 0 |
체팅어 변천사 (3) | 2004-07-13 | 8500 | 0 |
아류작이란... (3) | 2004-07-13 | 6319 | 0 |
담합... 과연 올바른 방향인가... (9) | 2004-07-13 | 7555 | 0 |
갑자기 생겨난 건축물... (5) | 2004-07-13 | 8864 | 0 |
정말 제조하기 싫어지네요 후훗... (6) | 2004-07-12 | 7902 | 0 |
주지금철셋트 연이케릭이 입으면... (3) | 2004-07-12 | 9282 | 0 |
청운투구 내구명품팝니다 (1) | 2004-07-12 | 8748 | 0 |
지금 태조섭에서 느껴지는 또하나의 부담감....-_- (3) | 2004-07-11 | 7635 | 0 |
체팅용어와 '님아'의 불합리 논설 (3) | 2004-07-11 | 11999 | 0 |
무기데미지 하향 이데로 유지할것인가? (3) | 2004-07-11 | 7328 | 0 |
파티플레이 말이죠... | 2004-07-11 | 7392 | 0 |
태조서버 군주 이벤트 ㅋ | 2004-07-10 | 7347 | 0 |
쓸데없는 질문 아홉번째... (4) | 2004-07-10 | 7828 | 0 |
호흡기관에 관하여 (2) | 2004-07-10 | 8820 | 1 |
정종 군주 '그냥웃지요' 참 대단한 이벤트더군요 (3) | 2004-07-10 | 7638 | 0 |